일만 이천 명 함께 살던 임곡과 지금은 사라진 임곡오일장 추억도 소환
[광주일등뉴스=기범석 기자] 전남 영광군 백수읍과 홍농읍을 잇는 영광대교 준공을 기념하는 시 「영광대교」 기념시비가 있는 시향 박경숙 시인의 「용진산」을 소개한다.
문학지 「순수문학」을 통해 등단하고 「제21 영랑문학상」을 수상한 바 있는 「시향 박경숙 시인」이 5년 전에 짓고 올해 10월에 탈고한 시 「용진산」에서 주봉인 석봉(石峰)과 토봉(土峰)을 노래하며 그 아래 황룡강(黃龍江)도 함께 불러냈다.
시인은 또 지금은 사라진 임곡오일장에서 부모님 따라 팥죽을 먹던 추억을 소환하고 일만 이천 명 인구(지금 2천 명 아래)의 광산구 임곡동을 기억해냈다.
이미 ‘용진산의 정기를 모아 임곡동 본량동에 고향의 찬란한 봄소식으로 되돌려다오’라고 외쳤던 시인은 ‘용진산 마루의 구름 꽃을 임곡동에 / 황룡강 물줄기를 본량동 꽃강으로’ 유인하며 용진산을 예찬했다.
장성군 동화면 출신으로 동화면과 접한 임곡동에 있는 임곡중학교에 다니면서 문학소녀의 꿈을 키웠던 「시향 박경숙 시인」은 2015년 월간 「순수문학」을 통해 등단한 후 2016년 제21회 영랑문학상을 수상했고, 시집 「비단 한 필」이 있으며 영광대교에 「영광대교」 시비가 건립돼 있다.
# 용 진 산
시향 박경숙
바위가 겹겹이 뾰족하게
서 있는 형상 석봉(石峰)
수수만년(數數萬年)
흙의 산고로 산 살 붙여
계류(溪流)를 만들고
무너지지 않으려
봉제선 그어 놓고
나무들 어깨 나란히
병풍을 두른 토봉(土峰)
대자연의 생태계는
우리가 교감하는 삶
아름다운 강산 내 고장이어라
강 밑이 보이도록
겸손이 흐르는
황룡강의 물줄기
성스런 생명의 강
용진산은 하루에 두 번씩 내려와
몸을 씻고 배를 띄워
열애를 하는가
오! 용진산이여
저 붉은 태양의 빛을
저 떠도는 구름을
저 갈 곳 없는 바람을 붙잡아
석봉(石峰)의 가슴에 메어
토봉(土峰)의 허리에 메어서라도
용진산의 정기를 모아
임곡동 본량동에
고향의 찬란한 봄소식으로
되돌려다오
임곡 오일장에
쌀 채소 땔감 머리에 이고 지고
부모님 따라
팥죽 한 그릇에 배 채우던
일만 이천 명의 소식은
지금은 어디메뇨
용진산 마루에 구름 꽃이
임곡동에 피는 그날
황룡강 물줄기가
본량동에 꽃 강으로 피는 그날
용진산은
하늘에 닿으네